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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베를린맛집

베를린 맛집 추천: Roasters

by 사월의소피 2021. 2. 11.

 

 

Roasters

 

▶위치

Hermannstraße 176, 12051 Berlin

 

▶메뉴

커피! 커피! 커피!!!!! 아침에 가면 크로와상이나 프란츠브뢰쉔 같은 베이커리류도 있고, 

쿠키도 있지만 우선 커피! 그리고 커피콩도 판매! 

 

▶영업시간

구글맵으로는 9시부터 18시까지라고 되어있지만, 가끔 문 앞에 종이에다가 써서(ㅋㅋ) 영업시간 변경을 안내하기도 함

 

 

 

독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을 선택하라면 역시... 커피! 

원래 한국에서도 저혈압 때문인지 아침마다 시방 한 마리 짐승이 되기 일수였는데, 

독일에선 (특히 겨울엔) 더더욱 일어나서 제정신이 되기까지 너무 힘겹다.

독일로 온 많은 한국인들이 얘기하는 것 중 하나가 기압차. 

한국과 독일 간 기압차로 인해 없던 편두통으로 고통받거나, 자고 일어난 후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저혈압인 사람들이 그걸 직격타로 느낀다고 한다던데...

 

네... 그게 바로 접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처방하는 것이 바로 커피! 

원래 만성 위염이라 모닝커피를 잘 마시지 않았는데 

여기선 카페인 없이는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불가능이다.  

 

이런 나에게 독일 대학교 1교시 수업은 정말 지옥길 그 자체였다.

왜냐하면 8시 15분에 시작하거등요...

한국에서 9시 수업도 맨날 지각하다가.. 결석하다가 결국 출석을 채우지 못하고

성적 삭제를 한 것이 두 번 정도 되고, 자다가 교양영어 모의 토플을 보지 못해 F를 받았던 나는 (슈레기..)

당연히 8시 15분 수업 따위 듣고 싶지 않았지만................... 

1학기부터 몇 개의 전공필수 수업을 하는 노교수께선 8시 15분 수업을 사랑하시는 분이었다..

그래서 꼼짝없이 6시부터 일어나 눈만 뜨고 지옥의 링반을 타고 베를린을 가로질러 학교로...

 

그러다 보니 우리 집 홈카페화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사실 그 전에도 커피에 관심 많은 카페인 중독자 남편이 프렌치 프레소 기계나 모카포트를 장만해

집에서 커피를 끓여먹긴 했지만,

좀 더 편하고 다른 커피를 맛보고 싶어서 캡슐 머신과 에스프레소 머신을 고민하다가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결정. 

 

가난한 유학생들은 엄마에게 반강제로 이사 선물을 요구하여 드롱기 에스프레소 머신을 획득하였고  

바로 우리는 허세에 쩔어 마트 커피콩을 거부하고

직접 카페에서 로스팅한 커피콩을 찾아 베를린 로스팅 카페들을 전전... 

 

구글에서 베를린 로스팅 카페 검색해서 평이 꽤 좋은 곳들을 골라서 

집이랑 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주말마다 데이트 삼아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콩 사 오고 했는데 

완전 이것이 우리 콩이다!라는 걸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집 가까운 곳에 로스팅 카페가 하나 있는 걸 보고 도전해보았는데....

오 신세계...............

 

사실 이렇게 맛집 포스팅을 할 정도가 아닌 내 입은 좀 막입이고 ㅋㅋ

(겉으로 보기에 비싸 보이거나 실제로 비싸거나.. 그런 건 좋아함)

커피 취향은 무조건 꼬소, 초콜릿향 이런 걸 좋아하고 산미는 시러하는 스타일. 

 

 

서론이 너무 장황했지만,

어쨌든 여길 발견한 이후로 정말 커피콩만큼은 항상 여기를 이용했다. 

거의 1주일에 한 번 커피콩 사러 로스터즈 가는 게 일상의 한 부분이 돼서 

여기 주인아저씨가 우리가 원하는 콩과 항상 시키는 메뉴까지 외울 정도가 되었을 때 

베를린을 떠나게 되었다. 

베를린을 떠날 때 가장 아쉬웠던 곳 중 한 곳. 

 

 

앞에서 보면 작아 보이는데 깊숙하게 공간이 많다.

그래서 주말이 아니면 먹고 갈 공간은 충분하다.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사람, 대여섯 명 와서 모임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강아지들과 산책 삼아 나와서 책 읽다 가는 사람들도 있고 왁자지껄하지 않고

확실히 동네 맛집 카페 느낌이 물씬. 편안하다. 

 

 

 

그리고 여기의 매력은 빈티지 가구들과 소품들. 

신경 쓰지 않은 듯하면서 은근 세심하게 배치된 가구들과 소품들이

정말 하나하나 다 맘에 들었다.

자리마다 개성 있는 테이블과 소파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갈 때마다 다른 자리에 앉아보고 그랬던 기억. 

 

 

 

 

 

팁이자 경고라고 한다면... 

공간이 작은 편은 아니긴 한데, 날 좋은 5월 정도부터는 주말에 정말 북적인다.

왜냐하면 근처에 바로 템펠호프 공원이 있기 때문에. 

 

사진 속 풍경처럼 날씨가 좋아지면 베를리너들은 템펠호프에서 연도 날리고,

그릴로 고기 채소 구워 먹어야 하고, 

스케이트 보드, 자전거도 타야 하고, 달리기도 해야 하고 ㅋㅋ 

그리고 템펠호프 말고 쾰르너 파크에서 선탠 하러 가는 사람들도 많고...

어쨌든 4월 중순부터 날이 좋아지기 시작하면

대부분 주말에 집에 있으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는 많은 베를리너들이

11월부터 보지 못했던 햇빛을 찾아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런 야외활동을 친구들과, 가족들과 하기에 템펠호프는 정말 좋은 곳 중 하나라 

주말에 템펠호프 가기 전에 커피 한 잔 들고 가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우리도 그런 생각을 갖고 템펠호프 산책 가며 들렀다가 인파에 깜놀....

사장님은 인간 커피 기계가 되어 말도 없이 커피만 미친 듯이 만들어내고 계셨다.

그렇게 어두운 표정의 사장님은 처음 봤었다 하하)  

 

여행 와서 템펠호프 갈 계획 있으신 분들에게는 

템펠호프 역에서 내리지 말고 S반 헤르만슈트라세Hermannstraße 아니면

U8 라이네슈트라세Leinestraße 역에서 내려서

로스터즈에서 커피 한 잔 사들고 공원 가로질러서 템펠호프 걸어가는 것을 추천!

 

 

 

 

우리가 가는 동안 커피 기계가 한 번 바뀌었는데

사장님 피셜 커피기계가 3만 유로가 넘는다고.... (기억이 가물....하지만 엄청 비싸다고 강조! 강조! 하셨음)

그 얘길 들어서 그런지 가서 먹으면 커피맛이 정말 맛있는 거 같고... ㅋㅋ

근데 무엇보다 난 사장님 표 스팀밀크가 정말 좋아서...

항상 이 곳에선 우유 들어간 커피나 녹차라떼를 마셨다... (녹차라떼가 있다니.......행복)

남편은 에스프레소 도피오, 나는 맛챠라떼.. 

그래서 사장님이 항상 우리 들어오면 도피오 운트 맛챠라떼? 이러셨는데... 흡 그리워라.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점은 진짜! 아이스커피가 있다는 거 ㅋㅋ

독일 생활 초창기에 동네 카페에서 Iced Coffee 시켰는데 직원분이 잠시 당황하시다 얼음 한 알을 넣어서 준 이후로 .. 

독일에서 스벅이나 아인슈타인, 발작 이런 데 아니면 그냥 뜨거운 거 마시는데

여긴 정말 얼음 가득, 것도 내가 좋아하는 잔얼음으로 아이스커피를 제공한다! 최고! 

 

 

커피콩의 경우 로스터즈만의 블렌딩 커피도 있고 온두라스나 케냐같은 원산지별로 나눈 커피도 판매하는데, 

정겹게 손글씨로 쓰인 콩 설명이 가게에 붙어 있으니 읽어보고 편안하게 본인 스타일을 고를 수 있다. 

물론 갈아도 주고요. 

 

 

노이쾰른 거주민들, 노이쾰른에 숙소 잡으신 분들, 광활한 템펠호프 달리는게 여행코스인 분들에게 추천하는

나의 최고 카페 추천은 여기까지.

 

생각난 김에 다음엔 템펠호프 사진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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