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생전 처음 겪는 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갈 때는
이동을 위해 맞은 강력한 진통제와 진정제때문에
어질어질한 상태였다.
아파서 소리를 너무 많이 질렀고,
이젠 더 이상 안 아팠으면 하는 바람만 있었다.
그래서 병원에 가면 뭔가 조치를 취해주겠지라는
희망만 갖고 힘 없이 멍하니 누워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난 독일 병원을 너무 믿었던 것인가 ㅋㅋ
독일 병원에 대해선 차츰 써보도록 하고,
난 총 6일간 입원을 했는데
입원하는 동안 받았던 치료와 통증 경감 상태를 우선 정리해보려고 한다.
응급실-입원 1일차
응급실에 도착해선 계속 기다리기만 했던 것 같다.
약 때문에 멍한 정신이지만,
그래도 차 타기 전 맞은 진통제가 효과가 있어서
누워있는 동안에는 평안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움직이는 건 꿈도 못 꾸고 조금만 꿈직거려도
허리 부분에 통증이 계속 와서 그냥 가만히 누워만 있었다.
코로나 검사 후 엑스레이를 찍고
응급실 의사가 왔는데
엑스레이 상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고
여기서도 다시 한 번 하지 직거상 검사를 했다.
그리고 발가락에 힘줘보고 발목 밀어보는 검사도 했다.
(응급구조대 의사보단 부드럽게 해주었다 ㅠㅠ)
혹시 디스크일 가능성이 있으니 MRI를 찍어봐야겠는데
병원에 간 날이 금요일이라
월요일에 찍을 수 있다고했다.
그래서 우선 입원을 하고
정신없는 병실에 배정받아 누워있었다.
입원하자마자 약을 한 다섯 알정도 줬다.
통증이 시작한 오후 세시부터 아무것도 못 먹고 있었는데,
우선 그냥 주는대로 다 먹었다.
소염진통제와 염증완화제 같은 것들 이었다.
화장실을 가고싶어서 간호사에게 콜하니
차트 상 난 혼자 걸어서 화장실을 가도 된다고
되어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도 몇 번 시도해봤지만
여전히 통증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였고
허리부분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독일 병원의 처치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어쨋든 우선 통증부분만!)
한 번 더 화장실 가려고
간호사가 와서 내 다리를 억지로 침대 밖으로 내렸는데.............
다시 한 번 미친듯한 고통이 왔다.
실려갈 때가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ㅠㅠ
병원에서도 또 이 생애 최악의 고통을 겪을줄은.......
간호사가 내가 소리를 지르고 너무 아프다고 하니
좀 더 강한 진통제를 한 알 더 주었고
그걸 먹어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아서
그냥.. 화장실도 참고 너무 지쳐서 겨우 몇시간을 잤다.
어쨋든 첫 날은 아예 손 이외에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입원 2일차
아침에 일어나도 묵직하고 굳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여전했다.
하지만... 간호사들의 압박도 여전했다.....
계속 내 문제가 근육 문제라고 생각한 간호사들은
화장실은 무조건 내가 일어나도록 노오오려억해서 가라고 했고...
나는 다시 한 번 11시쯤 일어나보도록 시도했다.
밤보다는 확실히 나아져서
옆으로 몸을 돌려 팔로 지탱해서 윗몸을 조금 버티고
일어나는 건 성공했지만
그 다음으로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특히 허리쪽으로 힘이 아예 들어가지 않는 느낌..
지금 생각해보면 디스크 파열이었는데
그렇게 일어나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완전 어이가 없지만..
어쨋든 첫 날보단 나아진 걸 느끼긴 했다.
또 다시 간호사는 다른 종류의 진통제를 갖다 주었고,
일어서는 걸 실패한 나는 결국 누워서 소변을..........ㅠㅠ
그렇게 누워있다가 3인 병실에서 2인 병실로 옮기게되었고,
이게 신의 한수였다.
하도 화장실 가는 거에 구박을 받아서 ㅠㅠ
밥이랑 물도 거의 안 먹고....
그래.. 전문가들이 그러니깐 연습을 해야지.
이러면서 계속 옆으로 돌아 누워서 팔로 지탱해서
다리를 한 쪽씩 내려서 윗몸을 일으키는 연습을 했다.
그렇게 계속 조금씩 움직거리다가
오후 6시쯤 겨우 성공을 했다.
침대에 걸터앉았는데 (물론 팔로 몸을 지탱한 채로)
도저히 일어나질 못하겠어서 멍하니 있으니..
옆에 누워 있던 친구가 간호사를 대신 불러주었다.
왠지 할머니들이 사용하는 바퀴달린 지지대를
이용하면 될 것 같아서..
뭔가 지지할 수 있는 걸 갖다달라고 했더니
(독일어로 뭐라하는 지 몰라서..)
우선 목발을 가져다 줬다.
그래서 목발을 짚고 일어나려는 시도를 해봤는데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꼬리뼈쪽에 쩌릿한 느낌이 들면서
허리에 힘이 쫙 빠지는 느낌...
결국 휠체어를 침대 옆에 대고 엉덩이를 밀어서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 어찌나 기쁘던지..
변기로 이동하는 것도 무섭긴 했지만
허리를 펴고 서는 건 힘들었는데
병원 화장실이라 벽에 지지대가 있어서
그걸 잡고 스쿼트 자세로 뒤뚱뒤뚱 하면
한 두걸음 정도는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허리를 펴거나 구부리면
꼬리뼈부터 통증이 쫙 하고 올라와서 그냥 거의
엉금엉금..
그래도 이 때부터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어서
뭔가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화장실 걱정이 없으니 ㅠㅠ)
2인실이라 침대 옆에 공간이 충분해
휠체어랑 목발 옆에 대동해놓고 있었다.
그걸 바라보면 넘나 안심이 되었다.
첫날과 둘째날은 모두 계속해서
약을 많이 먹었다.
대부분 소염 진통제와 염증 완화제에
강한 진통제까지 먹었다.
그리고 약을 많이 먹으니 위보호제까지
아침-점심-저녁-밤까지 네 번씩 아주 한움큼씩 약을 먹었었다.
입원 3일차
여전히 서지 못하고 휠체어 이동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요령이 붙어서 금방 휠체어를 타고 내리고,
밥을 먹을 때도 손으로 지탱해야 하긴 하지만
상체를 세우고 먹을 수 있었다.
여전히 통증이 있는 곳은 꼬리뼈 부분.
그 부분이 싸하게 아프고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았다.
아주 그냥 미약하게 나아지는 정도이지
드라마틱하진 않아서 약간 좌절...
저녁에 드디어 의사를 만날 수 있었는데
별다른 건 없고...
발을 올릴 수 있는 발받침대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침대가 너무 좁아서 불편.....
금방 다시 다른 데에 갖다 두었다.
내일 MRI를 찍으면 금방 결과가 나오고
퇴원할 수 있겠지란 희망을 갖고 잠에 들었었다 ㅠ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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