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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건강-허리디스크보존치료일기

허리디스크 일기 002. 디스크 파열 증상 & 응급실행

by 사월의소피 2021. 5. 5.

 

 

작년 집에서 바라본 지겐 시내 Photo by Sophie in April

 

 

파열 직전

 

2021년 3월 14일에 청소를 하다가 뜨끔한 허리통증이 몇 번 있고,
(하지만 청소를 멈추지 않음..............)

다음 날 바로 몇 달간 계속 왔던 양상의 허리통증이 또 시작. 

근데 그 주는 남편이 엄청 바쁘고 중요한 일에 전념해야 할 때라,
내가 집안일을 전적으로 맡아서

남편이 작업말고는 다른 데에 신경쓰지 않게 해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몇 달간 계속해서 한 주동안 침상안정을 해야하는 

상황이 반복되니 뭔가 운동을 해야하는 건가 싶어서.....

하루 정도 누워있다가 다시 운동도 하고... 
혼자서 장도 보러가고... 무거운 걸 매고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짓)

 

약간 많은 사람들이 허리 통증이 시작되면,

내가 너무 안 움직여서 그런가? 운동을 해야하나?

싶어서 나처럼 스트레칭을 더 격하게 하거나 

안 하던 운동을 오히려 통증이 있는데 시작한다거나 하는데... 

 

정말로 그러시면 안됩니다!!!!!!!!!!!!!!!!!!!!!!!!!!!!!!!

 

우선 허리가 아프면 

염좌든 디스크든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무조건 무리하지말고, 

최대한 허리에 무리가 안 되는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젤 중요.

(누워있는 것이 가장 허리에 압박이 안 되는 자세,

앉는 것 최악, 숙이는 거 완전 최악) 

 

 


어쨋든 혼자 슈퍼에 가서 계산한 걸 바리바리 싸서

무거운 배낭을 매는데 
허리에 힘이 탁 빠지면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 때부터 어? 뭔가 이상한데? 하는 싸한 느낌이...  


남편 불러 결국 짐을 들게하고 나는 그 날 이후부터

하루 종일 누워있었다.

그런데 정말 걷거나 서있는 거뿐만 아니라...

누워있어도 아파서 진통제도 먹어보고 해봤는데 소용이 없었다.   



다시는 겪고싶지 않은 엄청난 통증의 날

누워있어도 계속 통증이 가시지 않고 있던 금요일...

그 전날은 조금씩 걷기라도 했는데

그 날은 걷는 것도 허리가 너무 아팠었다. 

 

게다가 냉장고 냉동실을 열려고 하는데 허리에 무슨
전기가 빠직하는 느낌이 나며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다.


나는 나도 모르게 악!!!!!!!!!!!!!!!!!!!!! 하고 엄청난 소리를 지르며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너무 아파서 

바로 침대에 가서 누웠다. 

 

우리집 냉장고. 냉동실은 심지어 서랍같이 조그맣게 달려있다. 허리를 숙일일이 많은 꼭대기층 살이.

 

 

우리 집 냉장고가 한국에선 거의 음료수 냉장고로만 사용되는

매우 작은 냉장고라 (독일은 가전들이 대부분 정말 작다...) 

물건을 꺼내려면 허리를 숙일 수밖에 없는데

아주 살짝 숙였다고 생전 처음 겪는 고통이 찾아와서

그 때부터 패닉이 오기 시작...

 

이 날도 너무 아프니 혹시 몰라서

하지 직거상 검사를 다시 해봤었다...

근데 나는 이상하게 다리는 많이 올라갔다..... 

 

예전 고등학교 때 디스크 초기 판정을 받았을 때는

정말 조금만 올려도 시큰 거렸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으니 엄청나게 허리에 무리가 되었구나

염좌가 심하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때는 아예 통증때문에 침대에 편하게 눕는 것도 못하던 상태였다..

옆으로 풀썩 쓰러지듯이 눕는 것만 가능했다..

그리고 그렇게 누워서도 계속되는 통증.  

 

 

여기 눕는다고 꿈지럭대다가............ 그냥 바로 죽을뻔. 퇴원해서 한동안은 여기만 보면 약간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 ㅠㅠ

 

자세를 바꾸고 허리에 수건 넣어놓기, 무릎에 베개 넣어놓기 등등
온갖 방법을 다 해봤지만 계속 통증이 멈추지 않다가...

딱딱한 바닥이 더 낫다는 댓글을 보고

침대 옆에 카페트가 깔려 있는 바닥에 누워볼라고 움직였는데....

바닥에 누우려고 하는 순간
정말 온 몸이 전기에 감전된 듯한 엄청난 통증이 와서

그냥 바닥에 쓰러졌다.

(심지어 바닥에 누울 때 남편이 도와준다고 뒤에서 잡아줬는데,

난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지르니깐

남편이 어떻게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날 잡고 있고..

그 힘이 너무 세서 ㅋㅋ 난 그걸 벗어나지도 못하고...

지금 그 상황을 떠오르니 웃음 밖에 안나지만

그 당시엔 정말 아예 말도 못 할 세상 최고 고통이었음)  

 

난 오히려 다리 쪽에 저릿거리는 고통보단

손이 엄청 저렸고

등 전체가 딱딱하게 굳은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극심한 허리 통증이 쿡쿡하고 왔었다. 

 
십오분 정도 누워있었지만 고통은 사라질 생각은 안 하고,
진통제를 먹어볼까하고 움직거리려다가 

또..................... 그 전기 감전된 듯한 고통이 다시 한 번. 

 

독일에서 정말 병원가기 싫었는데

아무래도 도저히 움직일 순 없을 것 같고........

고통은 정말 너무 심하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실려갔다. 

 

(독일 구조대 부른 이야기와 병원 입원기는 조만간 써봐야지.........

쓸 이야기가 정말 너무 많다 ㅠㅠ) 

 

하지만 병원 가기 전 응급 의사가 다시 한 번

무자비한 손길로 하지 직거상 검사랑

마비가 됐는지 검사하는 발가락 힘주는 검사를 해봤는데

그건 다 괜찮았다............

 

다리를 올릴 때 엄청 아프긴 했는데,

그 각도가 꽤 크게 올라가서 

응급 의사는 아마 근육 문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때는 의사가 넘 당연하게 얘기하니깐

나도 그런 줄 알았고.... 생전 처음 겪는 고통이니

근육 문제로도 이렇게 아플 수 있구나 생각하고 안심했다.

그래도 디스크인 것보단 나으니깐.

 

어쨋든 엄청 센 진통제와 진정제? 같은 주사를 맞고

(그래도 고통은 여전했다.. ) 

겨우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 

 

진통제가 좀 들었는지

응급실 침대에 한 시간 정도 누워있으니..

가만히 누워 있을 때의 통증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뒤척이는 정도도 하지 못했고...

금요일이라 MRI를 찍으려면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해서

입원을 바로 결정했다. 

(여전히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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