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파열 환자의 경고와 조언 : 돌이킬 수 없는 길.. 파열!
허리는 누구나 아프다.
특히 나같은 학생 나부랭이들 중 허리 안 아픈 사람이 있나?
집안일 열심히 하면 허리가 아플 수 밖에 없지..
그렇다고 집안일을 안 할 수는 없잖아?
코시국으로 인한 운동 부족으로 허리가 더 아픈거겠지
그러니 허리 강화 운동을 해야겠다
(그리고 제일 치명적인 생각인)
디스크 파열 뭐 별거야?? 디스크 없는 한국인 어디있어??
등등
디스크가 파열되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게되다보니
이러한 예전의 내가 했던
안이하고 잘못된 생각들이 한 번씩 머릿속을 휘몰아친다.
나의 조그만 블로그를 통해
어느 누구라도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생생하고 따끈한 경고와 조언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디스크 파열 별 거 아니야. - 아니요. 존X 별 거 맞습니다.
한국에는 특히! 디스크 환자들이 정말 많아서,
주변에 디스크로 고생하거나
평범하게 보이지만 무거운 걸 들거나 여행 같은 걸 다닐 때
사실 나 디스크 있어라고 말하는 주변인이 한 두명씩은 존재한다.
그래서 디스크라는 병명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리고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주변의 디스크 환자들을 넘겨보고는
디스크 별거 아니네? 라고 생각하기 쉽다.
사실 나도 그랬다.
고3때 처음 요통으로 디스크 초기 진단을 받았지만,
운동을 배울 때마다 허리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 이후로 크게 병원에 갈 정도로 문제가 있진 않아서
디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전혀 없었고,
디스크여도 크게 뭐 달라지는게 있겠어?
하는 안이한 생각만 했었다.
하지만 막상 정말 나의 소중한 디스크가 펑하고 터져버린후,
통증의 정도나 양상도 바꼈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다....
나를 진료한 신경외과 의사도,
그리고 수많은 디스크 관련 의사들도 대부분의 디스크 파열 환자들은
급성기 통증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파열된 디스크가
붙으며 회복되어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나도 파열 후 아직 2개월이 조금 지났지만,
일상생활에 엄청난 통증은 없는 상태고 일상생활에 크게 무리는 가지 않는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일들이 정말 정말 너무 너무 많다.
우선 허리를 굽히는 거 자체를 피해야하기 때문에
양말 신는 것부터 발톱 깎기, 신발 끈 매기, 땅에 떨어진 거 줍기 같은
아주 사소한 일도 스스로 하지 못한다.
그리고 조금만 무리하면 다시 도지는 통증까지...
사람을 돌게 만든다.
물론 급성기가 지나면
점차 허리 가동 범위가 넓어지긴 하지만
이미 파열된 디스크는 완벽하게 아물지 않기 때문에
파열 전 디스크보다 훨씬 더 빠르게 터지기 쉽다고 한다.
그래서 최! 대! 한! 허리 숙이는 것을 피하고,
허리에 부담되는 행동은 무조건 자제해야한다.
이 때문에 모든 일들의 속도가 느려진다.
최대한 허리에 좋은 자세를 유지하며
샤워하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공부하고...
아프기 시작하면 무조건 드러누워있어야 하고......
생활 템포와 효율성이 극도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디스크를 귀족병이라 부르던데..)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진다.
(나는 배드민턴을 참 좋아하고 언젠가 꼭 테니스를 배워보고 싶었는데,
이젠 안녕이다)
허리에 시한폭탄을 안고
최대한 그 곳을 건들지 않기 위해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
게다가 터질 때 아예 꼼짝도 못하던 공포와
미친듯한 통증이 생생하기 때문에..
터지기 쉬운 유약한 내 디스크를 절대 자극하고 싶지 않다.
결론은 일상생활 가능하다.
하지만 디스크 터지기 전의 나의 일상과는 다른 형태의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2. 돌이킬 수 없는 길, 파열
디스크 파열은 돌이킬 수 없다.
이미 한 번 퐝! 터진 디스크는 쌩쌩한 디스크와는
절대 같을 수 없다.
앞서 설명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서서히 파열된 디스크가 붙게 되고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 돌아오지만
그 흉터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전보다 더 작은 자극에도
터지기 쉽고
나를 진찰했던 신경외과 의사는
재차 반복되면 통증과 파열 정도가 처음보다
훨씬 심해지기 때문에
신경 손상에 따른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 확률이 높다고 경고를 했다.
(나의 상황도 파열 정도가 커서 다시 한 번 실려오면
무조건 수술 해야할 거라고 심각하게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터지지 않고 돌출이거나 초기 증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터지지 않기 위해
최대한의 예방 노력을 다해야한다.
허리가 안 좋은 것이랑 파열은 차원이 다르다!
3. 인터넷에 있는 증상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
나는 이미 하지 직거상 검사도 알고 있었고,
마비 증상 같은 것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허리가 아플 때마다 인터넷 정보를 찾아봤다.
하지만 사실 터지기 직전 나의 증상은 오히려 허리 염좌에
가까웠다.
그리고 응급실 의사들도 모두 내가 처음에 실려갔을 때
급성 허리 염좌나 근육 문제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다리가 올라가는 각도도 컸고,
허리가 아플 때도 허리가 아팠지
좌골신경통과 같은
다리 쪽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온 적은 없었다.
처음에 터져서 꼼짝도 못할 때에도
등 쪽과 허리, 팔 쪽이 저릿저릿하긴 했지만
다리 통증은 없었다.
하지만 결론은 디스크 파열이었다.
그러니 허리가 지속적으로 아프다면
무조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시라!
통증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러니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하고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으면 다른 병원에 가서 명확하게 MRI를 찍어야한다.
인터넷에 있는 증상만으로 판단하긴 너무 어렵다.
난 파열이 되었어도
신경이 많이 손상되지 않아서
직거상 검사나 방사통이 없었던 경우고
이런 경우가 꽤 많다.
그렇게 모르고 있다가
파열이 되면 2번에서 이야기했듯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